류청경의 모친은 일찍 세상을 떠나, 임부에서 힘겹게 자랐다.
아버지와 오라버니는 편애하고 계모는 자애롭지 않았으며 적매는 방자했지만, 다행히 모친이 살아계실 때 후작부 세자 사량과의 혼약을 일찌감치 정해두었다.
두 사람은 청매죽마였다. 사량이 냉담하고 무심하며 규율을 중시했지만 적매보다는 늘 그녀를 더 중히 여겼다. 그녀는 그를 마음에 품었기에 그의 냉담함에 개의치 않았으니, 수십 년이면 그의 마음을 녹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연히 그녀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 오라버니와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청경은 온화하고 단아하지만, 청영보다는 못하다."
청영이 그리도 좋은가? 다들 청영만을 아끼는구나.
원래 그녀에게는 오직 그뿐이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녀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버렸고, 밤이 되자 죽림에 숨어 한바탕 통곡했다.
이 번화한 경성에서의 마지막 미련마저 사라졌다.
청영보다 못하다니, 그럼 청영을 당신에게 주면 되겠네.
사량은 아내가 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달에 두 번 있는 합방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남 앞에 나서길 꺼리던 그녀가, 이제는 사람을 피해 뒷골목에서 서북에서 돌아온 외사촌형과 담소를 나누고 비단 상자 하나를 건네받았다.
그는 밤을 틈타 사람을 시켜 그것을 가져오게 했고, 그 안에는 정교한 환약 세 개가 들어 있었다.
하인을 보내 의원에게 검사하게 했다.
하나는 피임하는 약, 하나는 가사 상태로 만드는 약, 나머지 하나의 용도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또 어느 날, 그는 아내가 처제를 떠보는 것을 들었다.
"만약 내가 세상을 떠나면, 네가 부에 들어와 대인의 짝이 되어주겠느냐?"
처제는 수줍어하며, 마지못해 응하는 척 물었다. "어떤 짝을요?"
아내는 여전히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백년해로하며 평생을 함께하는 그런 짝이지."
죽림 뒤에서, 사량은 찻잔을 으스러뜨렸다.
그녀는 본처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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